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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계 인사 분류 후보자
민주당 20명 중 17·18번 배정
미래한국당 명단엔 아예 없어

정의당은 14번, 당선 '물음표' 
민중당, 2번에 우선 배정
비례연합정당 참여로 새 '변수'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을 앞두고 최근 마무리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선출 명단에 농업계 인사들이 당선권 밖의 순번을 배정 받거나 아예 빠져 있어 21대 국회에서 양 당 소속의 농업계 비례의원들을 볼 수 없게 됐다. 


농업계 인사를 비례대표 당선권에 영입하라는 농민 단체들의 요구가 무색해진 셈이다. 거대 정당들의 농업·농촌 인식이 드러난 ‘예고된 결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14일 총선 비례대표국회의원 선거후보자 중앙위원회 순위투표 결과를 발표했다. 총 130명 신청자 중 1차 서류심사 및 면접으로 추려진 후보자들은 국민공천심사단의 투표 결과에 따라 또다시 압축됐고, 당 중앙위 순위투표를 끝으로 비례대표 20명의 최종 순번이 확정됐다. 농업계 인사로 분류된 이들은 백혜숙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전문위원과 김상민 당 전북농어민위원회 위원장으로 각각 17번, 18번을 배정 받았다. ‘비례연합정당’ 추진으로 민주당의 비례대표 당선권은 7번 정도로 보고 있어 둘 다 당선권에서 멀어졌다.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은 16일 총 46명의 비례대표 후보명단을 발표했다. 명단에서는 농업계 인사를 찾아볼 수 없다. 다만 당선권 내로 보고 있는 18번에 현역의원인 정운천(전북 전주을) 의원이 배정됐는데, 당 취약지역이라는 점이 작용했다. 

사실상 양당체제로 운영돼 온 국회에서 거대 양당의 존재감은 크다. 두 당이 모두 농업계 비례의원을 배출하지 않았던 적은 2000년대 들어 18대 국회가 유일했다. 당시 박홍수 전 농림부 장관이 통합민주당 비례순번 16번을 받았고, 승계 여건이 됐지만 안타깝게 지병으로 사망하면서 농업계 비례의원이 없는 상황이 됐다. 20대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 19대 윤명희 새누리당 의원이 있었고, 17대와 16대에는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 출신 박홍수 열린우리당 의원과 황창주 새천년민주당 의원(승계)이 각각 비례대표로 의정활동을 펼쳤다.

반면 군소정당인 민중당과 정의당은 농어민 전략명부를 통해 각각 2번과 14번에 우선 배정해 대조를 이뤘다. 하지만 정의당의 경우 연동형 비례제 취지가 흔들리면서 14번 순번이 당선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앞서 농업계에서는 심상정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당선 안정권 순번으로 앞당겨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민중당은 17일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국회 진입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정의당은 이날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비례대표 선출 과정에서 나타난 한계점은 보완해야 할 과제라는 목소리가 있다. 당원과 국민이 선출하는 일반경쟁 방식의 비례대표 선출은 민주적 모델로 확대돼야 할 필요성이 크지만, 당내 입지가 작고 인지도가 미흡한 농업계의 후보자들이 당선권 내 배치되기에는 힘든 구조라는 점이 확인돼 농어촌 지역을 배려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농업계 관계자는 “거대 양당이 농업·농촌을 바라보는 인식의 민낯이 드러난 ‘예고된 결과’”라며 “농어업 분야를 배려하는 비례대표 선출이 이뤄져야 한다. 가뜩이나 농어촌 지역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농업계 비례의원의 의정활동에 농업농촌 목소리를 대변해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총선을 앞두고 내놓은 민주당 등의 농어업 분야 공약에 대해서도 구체성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쓴 소리가 나온다. 비례대표 선출 문제와 더불어 ‘농업 홀대’, ‘농업 패싱’ 등의 인식이 더욱 짙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농어민신문 고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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